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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BBY/BOOKS

미하일 엔데의 모모를 읽고



미하일 엔데의 모모를 읽고


어느 출처로 이 책을 읽기 시작하게 되었는지 기억이 나진 않는다.
하지만 책을 다 읽어갈 때 즈음 표지를 보았더니 초등학교 5학년 대상의 추천도서 임을 알게 되었다. 어쩐지 쓰이는 단어들이 쉽더라니.. 에필로그에 보면 작가는 본 이야기를 여행을 떠나는 기차안에서 맞은편 자리의 의문의 사람에게 전해들었다고 했다. 정신을 차렸을 무렵 그 사람은 이미 자리를 떠난 뒤였다고 한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 떠오르는 몇가지 생각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번째, 모모는 누구인가? 모모는 본 책에서 중심적으로 다뤄지는 인물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길 좋아하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장 잘 들어주는 아이이다. 어디에서 왔는지 모를 모모는 이제는 사용되지 않는 원형극장 터에 자리를 잡는데, 사람들은 이런 모모를 챙겨주고 도와주며 그리고 좋아해 준다. 모모는 사람들이 아껴서 저장한 시간들을 좀먹어 사는 회색 신사들로 부터 시간을 지켜내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로서 회색신사들로 부터 사람들을 구하게 된다. 현실 세계를 대비하여 본다면,  자본주의의 신속, 대량 생산과 같은 특징과는 반대되는 영웅적 인물로써, 그런 세계로 부터 사람들을 해방시켜 주는 인물로 대비가 되는 것 같다. 그렇다면 그런 영웅적 인물이 우리 사회에도 존재하는 가와 자본주의로부터의 해방이 영웅으로 추대할 만큼 중대하며 필요한 일일까 라는 물음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영웅적 인물에의 의존은 구시대의 산물이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 과거 급진적인 발전을 요하던 시절, 대통령 한명, 기업 총수 한명이 세상을 좌우하며 몇몇의 희생을 감수하며 나아가던 시절에는 영웅적 인물이라는게 존재했을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긴한다. 물론, 자본주의적 발전에 관한 것이라 핀트가 조금 벗어나긴 하지만. 21세기 경제발전의 속도가 수렴하고 급진적 변화보다는 개개인의 개성과 일과 생활의 균형을 추구하게 되는 시점에서, 단 한명의 영웅적 인물보다는 우리모두가 영웅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제러미 리프킨이 이야기 했던 것처럼 수직적 구조의 사회에서 수평적 구조로 나아가는 시점에서는 구시대 적인 영웅모델들은 사라져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두번째, 과연 자본주의로 부터의 해방이 중대하며 필요한 일일까 라는 점에 대해서 내 대답은 YES 이다. 하지만, 모모가 쓰였던 1970년대 개개인의 개성보다는 전체 사회의 발전이 주요하게 생각되던 시점에서의 나는 어떤 의견을 가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21세기 현 시점에서 충분한 기술력을 값싸게 누릴 수 있으며, 균형을 이뤄가는 시점에서 자본주의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자 하는 의미에서의 '해방' 이 내가 말하는 '해방' 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그 과정에서 자본주의 사회의 부품이 아닌 내 개성을 어떻게 살리며 살아갈 것인지, 우리가 잊어왔던 사람들과의 감정의 교류, 관계 그리고 네트워크에 대해서 다시한번 remind 할 때가 된 것이 아닌지 깨달아야 할 시점이다.  
두번째, 시가를 피는 회색 신사들은 누구인가? 회색 신사들의 회색은 감정이 없음을 나타내는 색이라는 메타포로써 사용된 것 같다. 이들은 사람들에게 감정을 교류하거나 잡담하는 것을 시간 낭비라고 이야기하며, 명예와 부를 쌓을 수 있는데에만 시간을 쓰라고 사람들에게 유혹, 그리고 강요를 한다. 회색 신사들은 어떤 인물에 대비된다고 하기 보다는 자본주의 환경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 마음속에 존재하는 욕망중 하나 이지 않을까. 그 욕망중에서도 맹목적이며, 정신적 풍요와 건강을 가져오는 사람과의 교류를 배제하며 일방적으로 명예와 부를 추구하는 욕망일 것이다. 명예와 부가 나쁘다기 보다는 이를 맹목적으로 일방적으로 추구하게 만드는 회색 신사와 같은 욕망이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명예와 부를 개인적인 성취로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며 교류를 가져갈 수 있다면 회색 신사 가 아닌 무지개빛 신사가 마음속에 싹트지 않을까. 마음 속에 존재하는 신사를 다채롭게, 너무 과도하지 않게, 모모로 대변되는 우리마음 속이 여유와 함께 길러나 갈 수 있는 삶의 역량이 필요할 것이다. 
세번째, 호러 박사와 카시오페이아는 누구인가? 사실 호러박사와 카시오페이아가 누군지는 잘 모르겠다. 절대자와 절대자의 보조자로서 보이지만, 시간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것은 아니기에 관리자와 관리자의 보조자 정도로 비춰지는 것 같다. 또한, 회색 신사들에게 위협을 받고, 모모의 편을 드는 것을 보아 회색 신사들이 그만큼 위협적인 존재이고 중립이 아닌 박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방향을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고 보인다. 이렇게 미루어 보면 호러박사는 작가 본인이며, 맹목적인 자본주의에 대한 저지에 본인 스스로가 참여하고 싶은 의지를 카시오페이아에 담은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어찌됐든 작가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통해 주고자 하는 메세지가 작가가 생각하는 이상을 반영했을 테니까.

소설을 평소에 자주 접하지는 않는 편이지만, 본 모모를 통해서 따뜻하고 소중한 메세지를 전달 받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유튜브를 통해 비슷한 메세지를 좀더 과격하게 표현한 영상을 접했다 (아래 링크). Steve Cutts 라는 작가의 Happiness 라는 작품으로, 자본주의 에서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행동들, 예를 들어 블랙프라이데이에 물건을 사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SNS에 올리고, 술을 마시고, 좋은 차를 타는 것들에 대한 비판을 영상매체를 통해 표현하였다. 과격하지만 의미가 있는 'Happniess', 따뜻한 메세지를 주는 '모모' 이 두 작품을 통해 다시한번금 나에 대해 그리고 현 사회에 대해 돌아보가 되지 않았나 한다.


(Reference)
https://youtu.be/e9dZQelULDk